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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장례식에서 나는 울지 못하였다.

일상&잡담

by 코리아철 2021. 10. 27.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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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드라마 리뷰하는 철이입니다.

3일간 할머니 장례식으로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일기를 쓰듯이 장례식에 다녀온 후기를

남겨보려 합니다.

드라마 리뷰글이 아니라서 죄송합니다.

나중에 제 기록을 보기 위해서 쓰는 거라서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느닷없는

문자 한 통이었다

할머니 돌아가셨다

xx병원

 

전날 아버지는 고모에 전화를 받고서

급하게 시골로 떠났다.

고모는 할머니가 위독하시다고 했다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얘기였고, 고모의 말에

아버지도 슬슬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나 보다.

그런 아버지에게

갑작스럽게 저 문자가 날아왔다.

나는 잠을 청하고 있어서 못 보았지만

누나에게 카톡이 남겨져 있었다

 

"내일 아침에 내려가자"

 

사실 할머니 죽음의 몇 달 전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아버지는 할머니를 뵙고 집에 올 때에

항상 "할머니가 이제 갈 때가 됐나 보다."

"할머니가 이제 많이 늙으셨다"

말하셨다.

아니나 다를까, 아버지가 내려가서 병원 새벽 간병을 보는 중에

할머니는 돌아가셨다고 한다.

가기 전에 이런 생각을 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게 슬프기보단

많이 슬퍼할 아버지를 보는 게 힘들 거라고 

 

도착하고서 장례식에는 문상객들이 오기 전

친척들이 모여있었다.

모두 추석이나 설날에는 바빠서 못 오는 친척들이 

몇 명씩 있었는데

할머니 장례식에는 모든 형제자매들이 모였다.

그렇게 처음으로 나는 3일 동안 하는 장례식을

치르게 되었다

 

 

 

첫날은 장례식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정말 시간도 많이 안 가고 할 거라곤 문상객들이 오면

음식들 서빙하고 돌아가시는 문상객들 음식 치우는 것

그리고 간간이 의자 정리를 했는데 할 일이 많이 없어서

스마트폰을 하며 시간을 많이 보냈다

 

 

친척들과 처음엔 어색하기도 했다.

의례적인 행사나 명절이 아니면 잘 보지 않기에

오랜만에 보면 많이 어색할 때가 많다

그렇지만 우리 친척들이 다들 순하고 착하고

욕심 많이 없고 많이 웃는다

부끄러움도 많고 귀엽기도 하다

 

 

 

그렇게 첫날은 정말 빠르게 시간이 갔는데

다음날이 많이 걱정되었다

시간도 안 가고 손님들이 오면

많이 실수할 것 같고,

3일 동안 치르고 나면 몸이 많이 힘들 것 같았다

 

 

 

 

첫날 10시쯤에 어른들은 장례식장에 있고

형제자매들은 큰아버지 집에서 자고 내일 일찍 오라는

말에 모두 큰아버지 집으로 가서 자기로 했다.

다들 급하게 왔는지 편의점에서 살게 많았다.

 

 

 

이것저것 사고 큰아버지 집에 도착해서 

자리를 펴고 자리를 깔고 

다들 숙면을 취하고 일찍 일어났다

 

 

2일 차에는 오후에 문상객이 별로 없어서

1시간 정도 낮잠을 잤는데 저녁에는 문상객들이 많아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니 시간이 잘 갔다

항상 문상객으로 장례식을 가기만 했는데

문상객을 기다리고 받고 하다 보니

한 사람 한 사람 와주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

깨달았다.

 

3일 차에 할머니 시신을 화장하고

할아버지 무덤으로 합장을 하는데

마지막으로 할머니 무덤이 화장터로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할머니께 인사를 하고

우리는 할머니를 보내드렸다.

 

많은 사람들은 울었지만

나는 많이 울지 않았다.

장례식에서 우리 친척들은 더 끈끈해진 것 같았다.

힘든 일이었지만 다들 함께여서 힘들지 않았고,

서로를 위로하며 우린 좀 더 가까워진 게 아닐까 싶다.

할머니의 죽음은 슬프기도 하지만

우리를 더 끈끈하게 해 준 것 같아서

꼭 슬퍼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장례식장 앞에 나무들이  많았는데

남천나무라고 했다.

남천나무에 열매가 달려있었는데,

남천나무의 열매 꽃말은 "전화위복"이라고 한다.

기가 막힌 것 같다.

장례식장에 오는 사람들에게

정말 어울리는 꽃말이라고 생각했다.

모두에게 죽음은 슬픈 일이고 힘든 일이지만

어쩌면 당연한 일이고 또 좋은 일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누군가의 죽음으로 누군가 서로 의지하고 

서로 더 위하는 관계가 될 수도 있으니까

 

할머니에 장례식

나는 울지 못하였다.

대신 좀 더 친척들이

가깝게 느껴졌고,

나는 웃음이 났다.

 

 

 

친척들 장례식 단체 사진

할머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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